대학시절 내내 학업과 취업준비를 병행해야하는 요즘 대학생들은 그 누구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신앙 안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자 뭉친 이들이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생사목부 소속 아톨릭(Artholic, 담당 이승민ㆍ성지호 신부)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미대생들은 일반 대학생들보다도 더 바쁜 대학시절을 보낸다. 매일같이 학교 작업실에서 밤샘 작업을 하고, 매 학기 과제를 제출해야하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도 학과 친구들 외에는 많지가 않다. 당연히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아트(Art)와 가톨릭(Catholic)을 합성한 단어인 아톨릭은 미대생들의 이런 고충을 해결하고자 2010년 8월 구성됐다. 학교와 학과도 제각각인 18명의 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같은 신앙, 같은 꿈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모여 전시 관람도 하고 서로의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신앙 안에서 뭉친 모임인 만큼 성경공부와 피정도 열심이다. 학생들은 친목도모를 넘어 더 큰 의미를 아톨릭을 통해 찾고 있다.
아톨릭 회장 이정원(클로틸다·서울여대 서양화과)씨는 “서로의 작업을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하면서 제 작업에 관해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며 “다양한 미술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축복이고, 서로의 작업을 이해하고 공유하며 재미있는 발상까지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공동으로 작업을 하기도 했다. 2010년 12월에는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외부 대형 구유를 제작했고, 2011년 7월에는 서울가톨릭청소년회가 운영하는 용문청소년수련장 벽화 작업도 함께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평화화랑에서 기획한 ‘청년작가전’에 참여했다. 이런 활동들을 바탕으로 오는 18일부터 2주간 평화화랑에서 제1회 정기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주님의 기도’다. 3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번 전시가 공식적으로는 이들의 첫 번째 전시인 셈이다. 학생들은 주님의 기도 각 구절을 선택해, 자신의 전공에 맞게 표현한 작품을 내놓는다. 서양화, 동양화, 산업디자인, 조소,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해석한 주님의 기도는 관람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주님의 기도’ 외에도 학생들의 개성과 열정이 가득 담긴 작품들을 다수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학생들에게도 이번 전시는 특별하다. 자신들이 주체가 돼 전시 주제부터 기획, 디스플레이까지 다 담당하다보니 책임감도 크다.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작업을 직접 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즐거움이 컸다고 고백했다.
“종교적 작업을 하다보니 더 긴장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권오섭·요셉·단국대 동양화과)
“학교생활하면서 신앙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데 아톨릭 전시에 참여하게 되어 좋아요. 특히 ‘저’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기뻤습니다. 작업하면서 저라는 사람에게는 이 일이 바로 기도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어요.”(김나형·그라시아·서울대 조소과)
아톨릭은 지금 출발선 앞에 서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들은 하느님과 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준비 단계였다. 젊은이들의 모임답게 그들이 계획한 일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소재 대학 미대생 중심으로 한 아톨릭을 전국 규모로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대학생뿐 아니라 대학원생과 유학생, 젊은 작가 등 범위를 넓혀가며 소통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생사목부 성지호 신부는 “아톨릭은 앞으로 미술계의 주역이 될 미대생들에게 자신의 신앙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장”이라며 “제1회 정기전시회가 출발점이 되어서 이런 활동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문의 02-727-2336 평화화랑/아톨릭 가입문의 02-777-8249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생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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